이튿날도 나는 숲을 가로질러 칼을 만났던 곳으로 향했다. 집짓기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내 예상대로 하룻밤 사이에 집이 완성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칼은 짓다 만 집과 함께 어제와 비슷한 모습으로 나를 반갑게 맞았다. 나는 어제 깜박했던 질문, 즉 잠은 어디에서 자느냐는 질문을 했는데, 칼은 집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아는 사람 집에서 신세...
이번엔 원작 지향입니다:) 제목은 오디오북 사전연재분의 소제목에서 빌렸습니다. 이것은 내가 아직 모험을 떠나기 한참 전의 일이다. 나는 숲속을 쏘다니고 있었다. 그때도 아버지의 일을 돕기는 했지만 초장이 일을 한다기보다는 잔심부름을 하는 수준이었고, 그래서 내 일과에는 퍽 여유가 있었다. 난 내게 주어진 여가의 대부분을 숲을 돌아다니는 데에 할애했다. 이유...
이후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 나는 상태에서 썼습니다. 오디오북 버전으로 상상해 주세요. *원작의 윤리 기준과 제 윤리 기준을 절충했습니다. 길시언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그럼 여러분은 수도에 처음 가보시는군요.” 우리는 숲에 둘러앉아 아침 식사를 했다. 둘러앉았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앉은 모양은 가지런한 원보다는 둥그스름한 마름모에 가까웠다. 공간도...
마침내 왕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군사를 일으킬 것을 청한다고 하셨습니까."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나가들을 상대로요." "예." "그들과 싸우기 위해 왕궁으로 돌아왔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왕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케이건을 내려다보았다. 무엇보다 왕이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거병의 허락을 구하는 케이건의 태도였다. 고개를 조아리고 ...
[사모케이건] 독무, 눈마새 4권 16장 131쪽 나무씬("올라오시겠습니까, 폐하? 제가 내려갈까요?")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연이어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케이건은 나무에 기대 앉아 도깨비불을 응시했다. 비형은 모닥불 대신 열 없는 도깨비불 몇 개를 바닥에 피워 놓았다. 4년 전에는 나가 정찰대 때문에 그럴 수 없었지만 전쟁 중인 지금은 오히려 나가들...
<오버 더 네뷸러>에 나오는 마하단 쿤과 까로 트랙스의 첫 만남 날조 연성 "자네라면 적합하겠어." 마하단은 눈을 흘끔 들었다. 그의 앞에는 그림자 하나가 서 있었다. 망토를 두르고 두건을 쓴 그는 차림새만으로는 종족이나 성별을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목소리를 들어서는 인간 남자인 듯했다. 나이도 젊지 않은 것 같았다. 마하단은 고개를 조금 기울이며...
*피마새 4권 배경. 자유무역당이 사라티본 부대를 돈으로 사고 규리하+제국군과 손잡은 설정입니다. 스카리는 두 발에 힘을 주며 땅 위에 똑바로 섰다. 비록 두 팔은 밧줄에 동여매여 있었지만 그는 여느 항장처럼 적에게 무릎을 꿇거나 고개를 조아려 가며 목숨을 구걸할 생각은 없었다. 발케네 사내는 패할지언정 굴복하지 않는다. 꿋꿋이 선 채로 적군의 지휘관을 맞...
1권 배경이지만 결말 스포 있습니다. 제목은 역시 별 의미 없습니다:) 광막한 황야. 게으르게 흙먼지를 피워 올리는 바람. 졸면서 떠다니는, 광원에서만 볼 수 있는 덩치 큰 뭉게구름. 이 시국에 무슨 관광이냐고? 천만의 말씀. 나는 조난자다. 유유자적한 관광객과는 백만 킬로미터 정도의 거리가 있다. 굳이 관광이라는 활동과 연결 짓는다면, 나는 관광객이 아니...
망자의 시간 (1)에서 이어집니다. 발 밑에 몰캉한 감각이 느껴졌다. 여름은 얼른 발을 들어 아래를 살폈다. 발뒤꿈치 밑에 인간의 손이 있었다. 손목 아래부터는 절단되어 있었기에 손의 주인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또한 망자의 발에 밟힌다고 해서 사체가 뭉크러지거나 하지는 않지만, 여름은 주검을 밟지 않도록 주의하며 발을 옮겼다. 여름이 발 둘 곳을 찾는 ...
스포일러 : 드래곤 라자, 오버 더 호라이즌, 오버 더 네뷸러,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나를 보는 눈 그 외 언급 : 폴라리스 랩소디, 카이와판돔의 번역에 관하여, 별뜨기에 관하여 *역시 혼잣말로 쓰던 것을 고쳐 써서 투박합니다. *드래곤 라자, 퓨처 워커를 읽은 지 오래되었고 오버 더 초이스, 시하와 칸타의 장을 완독하지 않은 상태임을 밝혀...
*피마새 4권 배경. 하늘치가 제때에 오지 않아 엘시와 제국군이 스카리에게 항복했다는 설정입니다. 발소리가 가까이 다가왔다. 엘시는 그 소리를 들었지만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것이 항장의 예의이기 때문이 아니다. 엘시는 스카리의 얼굴에 떠올라 있을 표정을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엘시의 눈앞에 두 다리가 멈춰 섰다. 엘시는 자신의 무릎과 그 앞에 멈춰 선 다...
세퀴라도 공방전 + 화신 수탐 <아무런 예고도 없었습니다. 전날과 똑같은 아침이었지요. 불침번이야 세워뒀지만 어차피 많지도 않았던 북부군의 숫자는 절반으로 줄어 있었고,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적었습니다. 둘 중 하나였지요. 성 안에서 서서히 시들어 가다가 성문이 뚫려 함락당하거나, 성문 밖으로 나와 자멸하거나. 어느 쪽을 선택하든 우리 군에게는...
프로필 이미지: 티베리님이 그려주신 길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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